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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고 나서 퇴직연금 계좌를 만들어 오라는 말에 그냥 은행에 가서 직원이 하라는 대로 했던 기억, 혹시 있으살까요?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교직원으로 입사하던 날, 학교에서 말해준 "학교은행에 퇴직연금 통장 만들어 오세요"라는 말을 은행에가서 똑같이 말했습니다. 1년 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축하' 카카오톡을 받았을 때는 새 계좌가 생긴 줄 알고 한참을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회사가 꾸준히 쌓아준 제 퇴직금이 그 안에 잠들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온 퇴직연금 가입 안내



DB형,DC형과 IRP, 이게 대체 뭔 차이인가요?

퇴직연금 계좌를 처음 열어봤을 때, 저는 두 가지 계좌가 나란히 있어서 적잖이 혼란스러웠습니다. 하나는 확정기여형(DC), 또 하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둘을 그냥 같은 종류의 통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확정기여형(DC)이란, 회사가 매년 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개인 계좌에 납입하고 근로자가 직접 그 돈을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돈을 넣어주되, 그 돈을 어디에 굴릴지는 내가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확정급여형(DB)은 퇴직할 때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 운용 결과에 상관없이 정해진 퇴직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DB란 Defined Benefit의 약자로, 말 그대로 '급여가 확정된' 형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IRP는 또 뭘까요? 개인형 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은 퇴직할 때 DC나 DB에서 받은 퇴직금을 이어받아 보관하거나, 직장을 다니면서 개인이 추가로 납입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입니다. 여기서 세액공제란 납입한 금액의 일정 비율만큼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제도로, 연금저축펀드와 IRP를 합쳐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공제 대상이 됩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이번에 확인해보니, DC 계좌에는 회사가 적립해 준 약 200만 원이 그냥 원금 그대로 묵혀 있었습니다. 운용 지시를 따로 하지 않으면 금융사 기본 상품에 방치된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되었습니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것은, 안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개인의 관심 부족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회사나 금융기관에서 가입 당시 제도와 운용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때 계좌를 개설하라는 말만 있었을 뿐, DC와 IRP의 차이나 운용 방법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넘겼다가 수년이 지나서야 계좌를 들여다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확정기여형(DC): 회사가 납입, 근로자가 직접 운용 —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짐
  • 확정급여형(DB): 퇴직금이 미리 확정 — 연봉 상승률이 높거나 퇴직이 임박한 경우 유리
  • 개인형 퇴직연금(IRP): 퇴직금 수령 계좌이자 세액공제 수단 — 연간 최대 900만 원 한도
요약: DB형은 운용 결과에 상관없이 급여가 확정된 상태, DC형은 내가 직접 굴려야 하는 계좌이고, IRP는 퇴직금을 받거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계좌입니다. 성격이 다르므로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ETF 투자,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할 수 있나요?

DC 계좌를 그냥 둬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뒤, 저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ETF라는 개념을 퇴직연금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입니다. 여기서 ETF란 특정 지수나 자산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개별 종목을 고르는 부담 없이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이 ETF를 담을 수 있는데, 단 위험 자산 비율이 전체의 70%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30%는 어떻게 채울까요? 이 부분은 안전 자산으로 채워야 하는데, 채권 혼합 ETF가 많이 쓰입니다. 채권 혼합 ETF란 주식과 채권을 함께 편입해 변동성을 낮춘 상품으로,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면서도 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의 선택지입니다.

미국 지수 추종 ETF를 퇴직연금 계좌에 담는 방식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는 원큐 미국 S&P 500, 타이거 미국 S&P 500 등이 있고, 나스닥 100 지수를 따르는 타이거 미국 나스닥 100도 선택지로 거론됩니다. 실제로 워렌 버핏은 자신의 유언장에 "유사시 자산의 90%를 S&P 500 인덱스 펀드에, 10%를 미국 단기 국채에 넣어라"고 명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퇴직연금으로 투자한다고 해서 무조건 공격적으로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는 항상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고, 본인의 은퇴 시점이 얼마나 남았는지, 위험을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에 따라 비율은 달라져야 합니다. 다만, 운용 지시를 전혀 안 한 채 방치하는 것만큼은 피하는 게 낫습니다. 수수료 역시 ETF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투자 전에 ETF 비교 전문 사이트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요즘 DC형을 선택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특히 연봉 인상 속도가 느리거나 이직 가능성이 있는 분들일수록 시장 수익률을 직접 취할 수 있는 DC형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연봉이 가파르게 오르거나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은 DB형이 더 안정적일 수 있으니, 자신의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요약: 퇴직연금 DC 계좌에서도 ETF에 투자할 수 있으며, 위험 자산 70%·안전 자산 30% 한도 안에서 미국 지수 추종 ETF를 활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DC형 퇴직연금 계좌에 있는 돈, 중간에 꺼낼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퇴직 전에는 인출이 불가능합니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장기 요양 등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중도 인출이 허용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돈 바로 쓸 수 있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퇴직 전까지는 사실상 묶여 있는 자금이었습니다.

 

Q. 운용 지시를 안 하면 퇴직연금이 알아서 굴려지나요?

A. 금융사에서 기본 상품으로 운용하기는 하지만,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치한다고 돈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접 운용 지시를 내리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Q. IRP에 추가 납입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데, 얼마나 되나요?

A. 연금저축펀드와 IRP를 합산해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16.5%, 초과라면 13.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됩니다. 다만 세금을 많이 낸 분일수록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과세 상황을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 DC형과 DB형,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연봉 인상률이 높거나 퇴직이 10년 이내로 가까운 분들은 DB형이 안정적입니다. 반대로 연봉 상승이 더디거나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DC형으로 직접 수익을 노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정답은 없고, 자신의 커리어 계획과 위험 감수 성향을 함께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퇴직연금은 관심 없이 방치하면 그냥 잠자는 돈이 됩니다. 저처럼 입사 때 아무 설명도 못 들었더라도, 지금이라도 본인 계좌에 얼마가 쌓였는지, 어떤 상품에 들어가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DC형이라면 운용 지시를 내리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고, IRP가 있다면 세액공제 한도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도 점검해 볼 만합니다. 무조건 공격적인 투자가 답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습니다. 투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복리 효과가 쌓이기 때문에, 오늘 한 번만 계좌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uu7rVsOex4&t=471s